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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reisler: Liebesleid (arr. Rachmaninoff)
강주, 모든 사랑을 욥이라 말할 수 없고
january 22

 
 
  네가 도달한 결론에서 나는 비롯된다. 일인칭 '나'를 화자로
 

*

 
  생명을 말할 수 있는 건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'죽음' 그 자체야. 거대한 바위는 침묵으로 놓여 있지. 눈을 감으면 나는 점점 깊어져, 멀어져. 어떤 질문에도 대답이 될 수 있는 한 마디를, 단 한 마디를. 여든 두 가지의 체위가 단순한 사랑에 불과한 것처럼
 

*

 
  모든 사랑을 욥이라 말할 수 없고
  빛으로 휘감은 얼굴을 내놓을게
 

*

 
  너의 시련은 쉽게 미화된다
 
  금관악기의 저 검은 구멍 속에서도
  뺨빠라 뺨빠라뺨빠 뺨빠라라
 
  덧붙이자면 냉기로 가득한 의지
 

*

 
  우리는 서로를 극심하게 앓는 환자야. 너는 내게 무서운 질병이고 영원한 동시에 영원을 위협하는 우리로부터
 
  가혹한 정지
 

*

 
  나는 나를 확대하지 않기로 한다
 

*

 
  깊고 먼 곳에서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과 언제나 모르는 너로 남아 있을 우리는 무엇이고 어디이므로
 
  죽음을 낭송하는 입술과 입술을 맞대고
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상관하지
 

*

 
  무릎에서 돋아나는 말을 딛고
  북쪽을 가리키는 신의 손가락을 의심하고부터
 
  조용하지만 열렬하게
 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
  '사라짐'으로
 

*

 
  마지막 포옹은 해변의 방식으로
 
 
 
강주, 모든 사랑을 욥이라 말할 수 없고

yunicorn